길었던 준비 과정이 지난 11일 발표로 끝이 났습니다. 혹 도움이 되시는 분들이 있을까 간단히 후기를 정리해봅니다. 


시험결과

작년에는 발표시작 시간으로부터 꽤 기다린 후에야 결과를 받을 수 있었는데, 올해는 10시 15분도 지나지 않아서 결과메일이 도착하였습니다. 

Essay도 충실하게 썼다고 생각했으나, 역시 Item Set 성적이 Essay보다는 좋네요. 



공부량

Q: 언제 시작했는지?

9월 부터 스터디 모임을 시작했습니다. 2차때 스터디를 했던 멤버들이 대부분 합격했기에, 3차도 같이 스터디를 하였습니다. 멤버들이 2차 준비 하면서 막판인 4월-5월경에 공부할 게 너무 많아 힘들어 했던 기억이 있어서, 3차는 미리미리 준비하자는 측면에서 9월부터 스터디를 시작하였습니다. 


그런데,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일찍 시작한 것이 매우 잘한 것 같습니다. 2차와는 달리 동기부여가 안 되는 측면이 좀 있어서 중간중간 슬럼프가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. 일찍 시작했기에 이를 만회할 시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. 


Q: 몇 회독?

시험전까지 과목마다 편차는 있지만 4-5회독 정도를 한 것 같습니다. 얼핏 듣기에는 많이 한 것 아닌가 하실 수 있는데, 2회독 할 때까지는 솔직하게 제가 무슨 내용을 공부하고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. 그냥 해야 하니까 한다고 할까요?! 잘 몰라도 이해 안 되도 일단 읽자는 심정으로 공부했습니다. 한 1-2월 정도 되고,  3회독 정도 되니까 이게 무슨 내용인지 조금 감을 가질 수 있었네요. 


아마 이 부분이 2차 공부와는 확연하게 다른 부분이 아닌가 싶은데, 2차는 공부 주제들이 크게크게 덩어리 져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. 구체적이고 명확해서 최소한 무얼 공부하는 것인지는 명확하게 하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. 그런데  3차는 무얼 공부하고 있는지 모호한 부분이 많았습니다. 문장 문장은 이해가 가는데  그래서 무얼 얘기하고 있는지는 모르는 경우도 많았고, A를 이야기 하다가 B를 이야기 하는데 B가 갑자기 왜 나오는 거지? 생각 드는 경우도 많았습니다. 어쩌면 강의를 따로 듣지 않고 책만 봐서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이었을 수 있기도 한데, 다시 시작한다해도 강의를 볼 것 같지는 않네요. 



Essay

2차와 달리 3차 시험의 오전 시간은 객관식이 아니고 Essay라고 불리우는 서술형 시험입니다. 시험 시간은 3시간 동일한데, 문제 구성이 11문제이고 각 문제는 3-5개의 Sub문제로 구성되어 있으니 한 40여개의 문제를 푸신다 생각하시면 됩니다. 물론 서술형으로 적어나가는 것이구요. 


3차를 처음 준비할 때 주위에 Essay에 대해서 제일 많이 물어보았는데, 설명을 이렇게 저렇게 들어도 잘 감은 안 오고 영어로 써야 하니 부담감만 남았던 기억이 있네요. 


지금 돌이켜 생각하면, Essay는 '준비하면 크게 부담없다'... 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. ( 어렵지 않아요 라는 대답을 기대하신 분도 있을 것 같은데, 실상이 그러하네요.;;; )  그럼 준비는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인지 한 번 정리해보았습니다. 


Q: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?

Essay에 대한 대비는 두 단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.  유형에 익숙해 지는 것과 작성에 익숙해 지는 것.


1) 유형에 익숙해 지기

협회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(그리고 그 전 것들도) 기출 문제들을 미리미리 풀어보시길 권해 드립니다. 저는 7년치를 구해서 LOS제외된 문제를 제외하고는 다 풀어보았습니다. 시험 때 다 되서 풀어야지 아깝지 않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, 7년치 정도면 문제양이 꽤 될 뿐만 아니라 제대로 이해하려면 두 번은 풀어봐야 한다고 치면 시간이 꽤 소요됩니다. 저는 4개월 전에는 풀어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. 


Essay라고 해서 영어를 걱정하실 수도 있는데, 본인의 주장을 자유롭게 펼쳐나가는 방식이 아니고 표현들도 CFAI에서 사용하는 표현을 따다 쓰는 것이 좋기 때문에 영어의 문제라기 보다는 공부량의 문제가 더 핵심인 것 같습니다. 


그럼 문제가 어떤식인지 한 번 살펴볼까요?

(예 1)

Q : 지문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A는 향후 증가할까? 아니면 감소할까? 그 이유를 지문에서 찾아 적으시오.

A :  증가한다. 

      - Factor X가 증가하기 때문


(예 2)

Q: 지문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B는 얼마일까? 계산 과정을 보이시오.

A: B = 3 

     · 1+1+1 = 3


조금만 익숙해지면 크게 걱정할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. 그런데 저는 2번째를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.


2) 작성에 익숙해 지기

한 마디로 써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.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 해보는 것의 차이라고나 할까요. 스터디 모임 시간에 에세이를 써서 서로 돌려 채점해보는 연습을 꽤 하였는데, 이게 막상 머리속으로는 여러가지가 맴돌지만 손으로 써지지가 않더군요. 한참 연습을 해본 뒤에야 조금 손이 움직였습니다. 


또 시험이 가까워져 오면 채점관이 보기 좋게 써보는 연습도 매우 중요합니다. Essay 시험 3시간에 10문제-11문제 x 3-5항목을 풀어야 하기 때문에 어디 딴데 풀어놓고 답지에 이쁘게 옮겨적을 시간이 없습니다. ( 중요해서 다시 한 번 더 강조! 시간이 부족합니다. 준비 안 된 분 수험생들은 마지막 문제를 보지도 못 하고 나오는 경우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. ) 단번에 답안지에 풀어야 하는데 연습이 필요합니다. 


이 것을 강조드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점수가 생각보다는 짜게 채점이 된다는 점입니다. 같이 준비했던 멤버들 모두 열심히 준비를 했기에 Essay를 본 후에 문제 자체가 매우 어렵다거나, 답을 못 썼다거나 하는 반응은 아니었는데 점수는 기대에 못 미쳤던 분위기였습니다. 이 부분을 비영어권이라는 원인으로 볼 수도 있지만, 저는 영어의 문제 보다는 채점자가 채점하기 좋게 '결론 문장 + 근거 Bullet'의 형태로 깔끔하게 쓰는 연습도 상당한 영향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. 



강의/교재

Q: 강의는?

3차는 강의를 거의 듣지 않았습니다. 1, 2차 때와 마찬가지로 강의를 듣고 책을 공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강의를 몇 번 들어 보았습니다만, 강의 볼 시간에 책을 바로 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강의를 접고 1회독을 바로 들어갔습니다. 물론, 그래서 1-2회독 때 내용 이해가 떨어져서 헤맸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, 강의를 위해 투여해야 하는 100여 시간이면 꽤 많이 책을 볼 수 있고, 강의를 본다고 해도 책을 읽을 때 새로운 내용이 많이 나올 거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강의를 듣지 않은 것은 괜찮은 선택이라고 봅니다. 


다만, IPS 특강 같은 것은 들어주었는데 김종곤 강사님의 정리는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. 


Q: 교재는?

대부분 커리큘럼북으로만 공부하였습니다. 일부 슈웨이저로 1회독을 진행한 과목들도 있는데, 결국은 다시 커리큘럼북으로 돌아왔습니다. 내용의 구성이 핵심+곁다리 라기 보다는 고만고만하게 중요한 내용들이 산만하게 펼쳐 있는 구조라   슈웨이저로 커버 되지 않는 부분들도 꽤 있다고 판단하였고, 슈웨이저로는 이게 대체 왜 이런지 이해할 수 없도록 정리가 된 부분이 많았습니다. 커리큘럼북을 찬찬히 읽고서야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, 왜 그런것인지 알 수 있는 내용이 많았기에 커리큘럼북에만 집중하였습니다. 물론 그 만큼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. 


Q: 서브 노트는?

3회독 때부터 조금씩 정리를 시작해서, 4-5회독 때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.  서브노트를 정리하다보니 내용이해가 안 된 부분들은 노트를 적으면서도 뭔가 앞뒤가 안 맞고 명확하지 않았기에, 그 내용들을 다시 보고 노트에 정리했던 게 도움이 되었습니다. 




간단하게 적으려던게 길어져 버렸네요. 두서 없이 적은 글이지만 조금이나마 3차 준비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. 혹 더 궁금한 내용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시면, 답글 드리겠습니다. 



'CFA CIPM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CIPM을 시작하며  (1) 2016.12.31
CFA 차터(Charter) 신청하기  (4) 2015.09.05
CFA Level III 기출 Essay 중 안 풀어도 되는 문제  (0) 2015.06.03
유용한 CFA 정보 사이트  (4) 2014.12.18
CFA 1차 합격 후기 - 2013  (0) 2014.08.23
AND